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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 리얼리티 프로의 주인공?...JTBC '한 끼 줍쇼'의 민폐와 위로 사이의 위험한 줄타기

기사승인 2017.11.23  1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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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시 남구 김유진

모르는 누군가가 갑자기 우리 집 문을 두드리고 너무 배가 고프다며 한 끼만 내어줄 수 있냐고 묻는다면, 사람들은 과연 그 누군가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집으로 들이면서 환영할 수 있을까? 요새 같이 험악한 세상에 그 누가 범죄자일지도 모르는 낯선 사람을 집안에 들일 수 있을까? 가스 검침원 대부분이 여성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는 이웃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특히 아파트가 그렇다. 또 그 낯선 방문자가 사회적 약자처럼 생겼다고 해도 의심 없이 음식 선행을 베풀기는 정말 어렵다.

이런 각박하면서도 안타까운 세상을 비꼬기라도 하듯, 아직 세상에 남아있는 따뜻한 정을 전달하려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JTBC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영하고 있는 <한 끼 줍쇼>가 바로 그것이다. <한 끼 줍쇼>는 MC(이경규, 강호동)와 게스트들이 특정한 동네를 돌며 정해진 시간 안에 한 끼를 얻어먹어야 하는 내용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또 이 프로그램은 나름의 원칙이 있다. 한 끼를 얻어먹을 땐 가구 구성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며, 구성원이 아직 식사하기 전이어야 한다. 원칙이 지켜졌을 때, MC와 게스트들은 가구 구성원들과 한 끼를 같이 하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 가족끼리 둘러앉아 한 끼를 나누기도 힘든 요즘 같은 세상에 <한 끼 줍쇼>는 처음 보는 사람들(물론 연예인이니까 처음 보는 것은 아니지만)과 한 끼를 같이 하는 동안 따뜻한 정을 전달한다. 또 따뜻한 정과 함께 한 끼를 같이 하는 사람들과 방송을 보는 사람들을 위로한다는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다.

유재석이 2016년 6월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에서 열린 2016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더 팩트 남윤호 기자, 더 팩트 제공).
방송인 강호동이 6월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tvN 예능 '신서유기4'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 더 팩트 이덕인 기자, 더 팩트 제공)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방송 중 주고받는 언행 때문에 ‘민폐’와 ‘위로’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MC들은 보통 사람들의 집을 방문해서 그들에게 격려와 조언을 해주기도 하지만 예의에 어긋나는 언행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최근 11월 8일 <한 끼 줍쇼> 방송은 서울 잠실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촬영됐다. 이 날 방송에서는 MC 이경규와 게스트인 트와이스 정연이 집안에 사람이 있는 것을 미리 확인하기 위해 개인 우편함을 훑어보는 것을 보여줬다. 물론 그들이 우편물들을 뜯어보진 않았지만 무언가 불편하고 사생활 침해의 경계를 오가는 행동이었다. 모르는 누군가가 자신의 개인 우편함을 본다고 생각했을 때를 상상하면, 이는 불쾌한 행동이 될 수 있었다. 우편함을 살피는 행동은 집안에 사람이 있고 없고를 살펴야 할 범죄에 악용될 소지도 있다. <한 끼 줍쇼>는 ‘집’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서 촬영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 날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초등생 쌍둥이 자녀와 부부가 함께 사는 가정에서 한 끼를 먹게 됐다. MC 이경규는 한 끼를 너그러이 대접하는 자녀의 아버지에게 무례한 질문들을 던지기도 했다. 집을 장만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냐는 등 민감한 질문도 던졌다. 아무리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전달한다고는 하지만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재정 형편을 공개하라는 민감한 질문은 결코 그들을 위로하는 방법이 아니다.

또 올해 5월 17일에 방송된 ‘고시원’ 편에서도 민폐 논란이 있었다. 방음이 잘 되지 않는 고시원의 좁은 통로에 수많은 카메라와 제작진들이 서서 촬영했다. 이는 적막한 고시원의 다른 이들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었다. 이런 모습들은 MC와 게스트들이 따뜻한 정을 나눌 사람을 찾아 소통하는 게 아니고 한 끼를 얻어먹어야 방송이 된다는 방송국 입장의 억지에 가까웠다.

이 프로그램은 따뜻한 한 끼를 베푸는 일반인들이 사전 섭외도 없이 갑작스레 본인들의 개인적 공간인 ‘집’을 방송에 공개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논란이 있다. 또 개인의 저녁시간을 방해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끼 줍쇼>는 인기가 좋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소재를 찾다가 만들어진 억지 프로그램인 듯하다. 프로그램이 찾은 리얼리티가 사전에 약속된 연예인 가족이 아닌 일반인이라면 그 리얼리티는 신중하게 접근되고 고려되어야 한다.

부산시 남구 김유진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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