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헌재소장 후보자, 합리·전문성 갖춰" 국회 '적격'보고서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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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 헌재소장 후보자, 합리·전문성 갖춰" 국회 '적격'보고서 채택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11.2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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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 청문회 모두 발언서 시 낭송 화제...여야 24일 본회의서 인준안 처리키로 / 신예진 기자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더 팩트 제공).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2일 국회에서 열려 '적격' 의견으로 청문보고서가 채택됐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해 야당의 반발을 샀지만, 이날 국회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연 청문회는 고성과 막말 없이 순조롭게 흘러갔다. 여야는 기존 청문회와 달리 이 후보자의 신상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지 않았다. 대신 적폐 청산, 국가보안법 폐지, 낙태죄 폐지 등 정책 질의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이 후보자 역시 모두 발언의 인사말에서 김종삼 시인의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는 시를 낭송하는 등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말이 정말 감명 깊고 가슴을 울렸다”고 말했다.

적폐 청산에 초점을 맞춘 여당은 군의 정치 관여 문제, 블랙리스트 의혹 등에 초점을 맞췄다. 김해영 민주당 의원이 "군의 정치 관여는 헌법에 대한 중차대한 도전이 아니냐"고 질의하자, 이 후보자는 "당연히 헌법 위반"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문화예술인을) 자의적으로 분류하고 차별해 지원에서 배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며 동의했다.

야당에서는 안보와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북한을 주적으로 봐야 하는가"라고 물었고 이 후보자는 "북한은 두 가지 측면을 갖고 있다”며 “그렇게 질문한다면 그렇게 (주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한 송 의원의 질문에는 "국가보안법 중 독소 조항 때문에 국가보안법이 오·남용된 적이 많다"며 "그러나 국가보안법을 전체적으로 볼 때 폐지하기보다 잘못됐다고 보이는 조항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적절히 운영하고 남용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낙태 문제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물었지만 당황하는 기색 없이 무난하게 답변했다. 이철규 한국당 의원이 낙태죄 폐지의 찬반을 묻자 이 후보자는 "태아의 생명권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임신한 여성”이라며 “어쩔 수 없이 낙태를 선택할 수도 있는데 이를 태아의 생명과 충돌하는 가치로만 보지 않고 조화롭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는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권석창 한국당 의원은 "재산 증식 과정,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 큰 흠이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도 "청문회 끝나면 인준을 거쳐 정식으로 헌법재판소장이 되실 것"이라고 덕담을 전했다. 

국회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오후 7시까지 청문회를 진행한 후 여야 합의에 따라 곧바로 보고서를 채택했다. 

인사특위는 보고서를 통해 “이 후보자의 자질과 식견, 도덕성 등에 대해 종합해 검토한 결과 헌재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능력과 자질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위는 또 “이 후보자는 2012년 9월 이후 헌법재판관으로 재직하면서 합리적인 판결을 내려왔고, 여러 사안에 대해 소수의견을 제시하는 등 소신 있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평가하며 “전문성을 갖췄고,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을 기반으로 사회 각 분야에 헌법 가치를 적용하도록 노력해왔으며, 중립성도 갖췄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 후보자 인준안을 오는 24일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가 청문회 당일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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