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가 따분하다고요?”...이젠 '리딩테인먼트'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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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가 따분하다고요?”...이젠 '리딩테인먼트' 즐겨보세요
  • 취재기자 하다정
  • 승인 2017.11.21 0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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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며 책읽는 살롱· 필사 이벤트· 독립영화 상영 등 독서와 오락 접목 프로그램 활기 / 하다정 기자

부산 서구 보수동 책방골목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헌책방 거리다. 좁은 골목을 따라 수십 곳의 서점이 신간 서적과 고서적 등을 진열해 놓고 책을 좋아하는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 보수동 헌책방 골목은 산복도로로 올라가는 중앙계단으로 이어지는데 중앙계단 꼭대기에 다소 이색적인 카페가 하나 있다. '산복도로 북살롱'이란 작은 간판이 붙은 소박한 카페다.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의 '산복도로 복살롱'(사진: 취재기자 하다정)

카페에 들어가니 몇몇 손님들이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여느 북카페와 비슷한 풍경. 그런데 그런 북카페와는 다른 모습이 눈에 띈다. 책 읽는 손님들 테이블 위에 놓인 게 찻잔이 아니라 술잔인 것. 반만 남은 맥주잔이 곳곳에 놓여있다. 향긋한 커피향이 아니라 술 냄새가 가득하다. 책 읽으면서 술 마시는 이름 그대로 북살롱인 것이다.

구석 테이블 한 귀퉁이에 앉아서 맥주잔을 비우고 있던 박아론(35) 씨는“유치원에서 아이들 돌보랴, 학부모 눈치 보랴, 학습자료 준비하는 등의 일로 스트레스가 많은데 퇴근 후 이곳에서 술 한 잔 하면서 책을 읽다보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고 말했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술을 마실 수 있고,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등 리딩테인먼트를 내세우는 이색 책방들이 유행하고 있다. 리딩테인먼트란 리딩(reading)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더한 단어로 ‘책을 읽고 즐기는 문화’를 말한다.

'블라인드 이벤트'란 이름 그대로 블라인드라는 뜻이다. 즉, 책 겉을 싸고 어떤 책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표지에 적힌 힌트만으로 책을 사는 사는 것이다(사진: 취재기자 하다정).

부산의 카페 겸 서점인 ‘마들렌 책방’은 ‘블라인드 데이트’라는 이벤트를 넣어 인기를 끌고 있다. 블라인드 이벤트란 이름 그대로 블라인드라는 뜻이다. 즉, 책 겉표지를 싸서 어떤 책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표지에 적힌 힌트만으로 책을 사는 것이다. ‘마들렌 책방’의 주인은 “책을 고를 때 예쁜 책을 위주로 고르는 사람들도 있고, 뚜렷한 선택 기준으로 사는 분들도 있다”며 “이런 선택지를 없애 느낌만으로 어떤 책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고객들이 책을 사게 한다”고 말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자신만의 ‘필사’를 남기는 책방도 있다. 즉, 손님은 원하는 만큼 직접 책의 필사를 할 수 있고 다음 손님이 필사를 이어가는 형식이다(사진: 북바이크 블로그 캡처).

또 다른 이색 책방은 서울 상암동에 있는 북바이북. 북바이북에서는 혼술과 책은 기본이고 작가와의 토크 시간이나 크고 작은 공연도 열리는 심야 책방이다. 1층은 북카페, 지하에 내려가면 각종 공연과 좋은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곳의 특별한 점은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자신만의 ‘필사’를 남기는 것이다. 즉, 손님은 원하는 만큼 직접 책의 필사를 할 수 있고 다음 손님이 필사를 이어가는 형식이다. 북바이북을 접한 누리꾼들은 “우와 좋은 곳이네요~가깝다면 가보고 싶네요”, “저의 필사가 북바이북 블로그에 올라와 기분이 좋아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문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 창천동에 위치한 심야책방 ‘시바 펍 앤 북스’ 또한 술을 먹으며 책을 볼 수 있다(사진: 시바 펍 앤 북스 페이스북 캡처).

서울 창천동에 위치한 심야책방 ‘시바 펍 앤 북스’ 또한 술을 먹으며 책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짜여진 스케줄에 맞춰 독립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 ‘시바 펍 앤 북스‘의 사장은 “술과 책을 둘 다 좋아해 문을 열었다” 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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