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동상 둘러싼 이념 갈등 폭발...”우상화 안돼” vs “구국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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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동상 둘러싼 이념 갈등 폭발...”우상화 안돼” vs “구국 영웅”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11.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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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3명 중 2명은 '반대'…"세상에 어느 나라에서 독재자 동상을 세운단 말이냐" 비난 봇물 / 정인혜 기자
지난 2016년 12월 서울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이 붉은색 페인트로 훼손돼 논란이 일었다(사진: 더 팩트 제공).

박정희 동상 건립을 둘러싼 찬반 양측 진영간 갈등이 폭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찬성 진영에서는 “‘구국 영웅’의 동상을 건립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라는 주장을 펴고, 반대 진영에서는 “헌정질서 파괴범의 우상화는 결사 반대”라고 주장한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지난 13일 ‘이승만·트루먼·박정희 동상건립추진모임’(동건추)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 동상 기증서를 전달 받고 기증식을 진행했다. 이튿날인 14일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동상 제막식을 열 계획이었지만, 반대 목소리를 감안해 증서 전달식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동상은 끝내 건립되지 못했고, 찬성과 반대로 갈린 시민들이 서로 고성과 욕설을 퍼부으면서 기증식은 아수라장으로 전락했다. 이날 기증식 현장은 유튜브 다수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영상에는 박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민 단체와 지지하는 보수 단체 회원들이 욕설을 퍼부으며 대치하는 모습이 담겼다.

일반 국민들의 반응을 살펴본 결과 국민 3명 중 2명은 박정희 동상 건립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 511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박 전 대통령의 동상 건립에 '반대한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66.5%로 나타났다. 동상 건립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0.1%로 나타나 건립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도 편차가 컸다. 박정희 동상 건립에 가장 많이 반대한 연령층은 30대로, 86.3%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20대, 40대, 50대에서도 각각 80.2%, 77.2%, 60.5%로 반대한다는 의견이 과반수를 웃돌았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찬성이 56.7%로 과반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 오차는 ±4.3%다.

온라인에서는 박정희 동상 건립에 반대하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한 네티즌은 박 전 대통령을 ‘다카키 마사오’라 칭하며 “다카키 마사오를 찬양하는 건 일본이 일제강점기에 전기, 전화기, 기차 놔줬기 때문에 고마워해야 한다는 주장과 똑같다”며 “세상에 어느 나라가 딸 같은 여대생이랑 술 먹다가 총 맞아 죽은 독재자 동상을 세운단 말이냐”는 댓글로 추천 수 5200을 기록했다. 반면 반대 수는 480에 그쳤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장담하는데 동상을 세우면 1주일 안에 파괴된다”, “분위기 파악 못하는 어르신들이 많네”, “총 겨누는 김재규 동상도 같이 세운다면 찬성”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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