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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 뒷켠의 작은 성과... 멜라니아 여사 불로문(不老門) 앞 '광대승천'

기사승인 2017.11.08  18: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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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설주간 강성보

이자벨 아자니는 영화 <까미유 끌로델>(1989년작)에서 조각가 로댕을 사랑하는 여인 까미유 역을 맡아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미모의 프랑스 여배우다. 누벨바그의 거장 프랑스와 트뤼포 감독의 1975년 작 <아델 H 이야기>에선 미국 기병대 핀슨 중위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빅토르 위고의 둘째딸 아델 역을 맡아 전 세계 남심(男心)을 훔쳤다. 탁월한 연기력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자벨 아자니가 유명한 것은 그의 연기력이나 미모 때문이 아니다. 마치 세월의 흐름에 무관한 것처럼 나이에 걸맞지 않는 젊음 때문이다. 지난 2013년, 프랑스 패션잡지 <이쉬크 인 파리>는 아자니 특집을 실었다. 그런데 여기 실린 그의 사진첩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955년 6월생. 당시 우리로 치면 환갑을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20대 후반의 용모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호사가들은 그에게 ‘하이랜더 증후군’ 환자가 아닌가 의심했다.

이자벨 아자니의 2012년 모습(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하이랜더 증후군은 성장 호르몬의 결핍으로 특정 시점부터 성장이 멈춰지는 희귀병이다. 스코틀랜드의 전설 ‘불사신 하이랜더’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 전설을 모티프로 1986년 크리스토퍼 램버트, 숀 코넬리 주연의 판타지 액션 영화 <하이랜더>가 국내서도 상영된 적이 있다. 여기서 주인공 맥클레인(램버트 扮)은 450년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불사신으로, 단 하나뿐인 불사의 생명력을 둘러싸고 다른 불사신들과 싸운다.

영화 <하이랜드> 포스터(사진: 구를 무료 이미지)
영화 <하이랜더>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램버트의 2009년 베니스 영화제 참석 당시 모습(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지난 2013년 tvN은 화성인 X파일 코너를 통해 ‘기적의 초딩남’ 신효명 씨를 소개한 적 있다. 1989년생인 신 씨는 당시 정상적인 나이가 24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초등학생 용모를 갖고 있었다. 중학교 들어가서부터 성장이 정지됐고 변성기도 거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의사로부터 성장 호르몬 결핍증 하이랜더 증후군 환자인 것으로 진단을 받았다. 외국에선 5.8kg 몸무게의 갓난아기 모습으로 20년을 생존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신효명 씨가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프랑스 여우 이자벨 아자니는 하이랜더 증후군 환자라는 ‘의심’을 벗었다. 한동안 은둔해 살다가 최근 프랑스 언론에 노출됐는데 4년 전에 비해 확연하게 나이든 모습이었다. 두텁게 화장을 했지만 눈가의 잔주름살 등을 제대로 감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62세 초로의 여인. 40여 년 전 <아델 이야기>, 30년 전 <까미유 끌로델>에서 열연하던 당시의 젊고 아름다운 모습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늙지 않고 죽지 않는 불로불사의 꿈은 이승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는 동서고금 모든 권력자들의 로망이었다. 대표적인 사람이 진시황이다. 기원전 221년 중국 천하를 통일한 진(秦)나라 왕 영정(嬴政)은 스스로 첫 황제(始皇)라 칭하고 동쪽 제(齊)나라를 순행하던 도중 불로불사약에 관한 얘기를 듣는다. 그래서 신하 후생과 노생에게 이 약을 구해오라고 명하지만 그들은 도망쳐버렸다. 이때 진시황이 산동성 낭아산에 머물 때 바다건너 섬이 보이다 신기루처럼 사라진 현상이 있었다고 한다.

진시황은 자신의 갈망과 이 현상에 집착했는데 그 틈을 서불(徐巿)이라는 방사(方士)가 교묘하게 파고 들었다. 서불은 황제가 본 것은 신선이 사는 전설상의 봉래산(蓬萊山)이라고 주장하고 자신이 불사약을 구해오겠다고 말한다. 그러고선 60척의 배에 수많은 보물과 동남동녀 3000명을 싣고 동쪽 바다로 떠났지만 그 역시 돌아오지 않았다. 진시황은 서불의 배를 기다리다가 50세에 죽었다. 수은 중독이었다. 서불이 구해올 불로초 대신, 꿩 대신 닭 격으로 의원들이 진상한 장수약을 남용한 덕분이었다.

진시황 초상화(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불로초 찾아 떠난 서불 얘기는 사마천의 사기 등 중국의 여러 사서에 기록(일부 사서엔 서불이 徐福으로 기재됨)되어 있어 역사적 팩트임에 확실하다. 하지만 그가 3000명의 동남동녀들과 함께 어디로 가서 어떻게 살았는지 그 후일담에 관한 기록은 없다. 지리상 한반도나 일본이 그의 행선지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 서귀포 정방폭포, 거제도 해금강 와현, 남해 상주면 양아리 거불바위 등지에 ‘서불과차(徐巿過此: 서불이 여기를 다녀갔다)’라는 글자가 적힌 암벽이 남아 있다. 진짜 서불이 암벽에 새겨넣은 것인지 하니면 후세 사람이 적은 것인지 진위 여부는 알수 없지만, 각 지자체들은 이 암벽들을 기념물로 지정하고 일대를 관광상품화하고 있다. 서귀포(西歸浦)의 경우 지명 자체가 ‘서불이 왔다가 서쪽으로 돌아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

한반도 남해안의 여러 곳은 ‘서불과차’, 말 그대로 서불이 지나쳐갔던 곳이고 서불이 정작 정착한 곳은 일본 규슈 섬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규슈 후쿠오카(福岡) 현 야메(八女) 시 동남산에는 동남동녀상과 함께 서불기념관까지 세워놓고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 일대에 전승되어온 ‘서불왕국의 전설’이 그 근거다. 야매시 인근 사가(佐賀) 시는 몇 년전 거제도 와현면과 함께 <서불 동도(東渡) 2238년 기념 심포지엄>까지 열었다.

서불과 불로초 얘기는 서사 구조가 워낙 탄탄해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많은 문학작품의 소재가 됐다. 2010년 작가 박희선은 이 불로초 스토리에 상상력을 가미해 <창덕궁 불로문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흥미진진한 팩션 소설을 펴냈다. 모티프는 창덕궁에 세워진 불로문(不老門)이다. 작가는 서불이 제주도 금녕굴(今寧窟)에서 토착민의 도움을 받아 실제로 불로초를 발견한 것으로 상정했다. 소설 속 서불은 불로초를 갖고 제주도를 떠나 삼신산 중 한 곳인 방장산(方丈山, 지리산)에 들어가 늙지도 죽지도 않는 신선 생활을 한다.

180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조선 19대 임금 숙종은 선대 임금들의 단명이 두려워 심복에게 삼남 지역에 가서 서불로부터 비전(秘傳)의 불로초를 빼앗아 오도록 밀명을 내린다. 왕명을 받은 심복은 자객들을 데리고 지리산 자락 불로촌에 가서 마을 주민을 모두 죽이고 불로초를 캐내 임금에게 바친다. 숙종은 이 불로초를 받고 창덕궁 후원에 불로문을 세우고 불로지(不老池)와 애련지(愛蓮池)를 조성한다.

운 좋게 자객의 칼날을 피한 서불은 복수를 다짐해 천수당(千壽黨)이란 비밀결사 조직을 만드든다. 세월이 흘러 1942년 일제 강점기 때 임진왜란 때부터 일본 황실을 밀명을 받아 불로초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일본 730부대와 서불의 천수당과 손잡은 경성제대 법대생 박시형 사이에 숨가쁜 추격전이 벌어진다는 게 이 팩션 소설의 줄거리다. 작가는 숙종의 아들 영조가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83세까지 장수한 것은 불로초를 장복한 숙종의 피를 받았기 때문으로 상정했다.

청와대 후원 소정원 입구엔 지금도 불로문이 서있다. ‘ㄷ’자 형태의 대리석을 90도 돌려놓아 세운 모습이다. 그 문을 통과하면 늙지 않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7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청와대 후원을 산책하면서 불로문 전설을 소개했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들은 멜라니아 여사, “그렇다면 반드시 지나가야겠다”고 말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늙기 싫은 것은 너나없이 모두의 마음이겠지만 모델 출신 멜라니아라 각별히 고개가 끄떡여지는 화답이다. 두 퍼스트레이디의 화기애애한 웃음이 잇달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가 나란히 청와대 경내 불로문 주위를 걷고 있다(사진: 청와대 제공).

불로문을 지난 멜라니아 여사가 오래오래 젊은 용모를 지켜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품기를 기대한다. 그의 내조가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여 보다 건설적인 한미관계를 구축하는데 보탬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논설주간 강성보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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