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평에 인니 국수도.."만국 음식박람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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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평에 인니 국수도.."만국 음식박람회네~"
  • 취재기자 이현경
  • 승인 2013.12.04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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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평 깡통야시장 개장,.. 다국적 먹거리 잔치에 이국정취 물씬
   
   
▲ 부평시장 입구(위)와 야시장 판매대(아래)에 손님들로 북적이는 모습(사진: 취재기자 이현경)

밝았던 하루가 저물어 하나둘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갈 무렵, 그들의 발길을 돌려놓을 만한 곳이 부산에 생겼다. 어둠을 기다렸다는 듯 그곳에서는 불빛이 하나둘 새어나오기 사작한다. 그리고 불빛을 찾아 몰려오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점차 빨라진다. “한입만 먹고 가~ 한 입 먹음 그냥 집에 못가제~”, “베트남 음식 짜요 먹어보고 가세요~” 다양한 사투리와 심지어 이국적 억양까지 섞여서 밤에만 왁자지껄한 야시장이 부산에 생겼다. 다국적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이곳이 바로 부산 중구 부평깡통야시장이다.

부평깡통야시장은 부산시, 중소기업청, 문화체육관광부, 안전행정부가 함께 협력해 추진해 조성한 사업이다. 부평깡통야시장은 기존 상가 구간 중 일부에 신규 매대 30개를 설치해 그 안에서 관광객들이 우리나라 향토 음식과 다문화 먹거리, 그리고 다양한 상품을 구입하고 맛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원래 있던 부평시장 중 일부 구간에 야간에만 좌판을 설치하여 장사를 하게 한 것이다. 관광도시 부산이 밤에도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여 관광객들을 즐겁게 하겠다는 기존 상인들이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야시장에는 사람들의 숨소리마저 살아 있었다. 110m 짜리 골목에는 손님들을 기다리는 판매대가 마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선물상자를 연상케하는 빨간색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로 생겨난 야시장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가 컸다. 이 시장의 판매대는 대부분 사회적 약자들이 운영한다. 다문화 이주민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인 생활보호 대상자들에게 판매대 운영권이 우선적으로 제공되었다.

   
   
▲ 베트남 전통음식 ‘짜요’를 팔고 있는 베트남 상인(사진: 취재기자 이현경)

부평야시장에서 유독 사람들로 북적이는 판매대가 있다. 판매대의 주인은 손님들과 크게 차이 없는 얼굴색과 생김새를 가졌지만 조금은 어눌한 한국말로 사람들의 발길을 한 번 더 돌려놓는다. “짜요입니다~ 이름은 짜요지만 안 짜요~ 하나도 안 짜요~” 활짝 웃은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는 어눌한 한국말의 베트남 상인은 영락없는 한국 상인 중 한 사람이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지 5년 된 타라 씨는 베트남 음식을 맛있게 먹는 한국 사람들을 보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그는 “밤늦게까지 일해 힘은 들지만, 일할 수 있어 하루하루가 매우 즐겁다”고 말했다.

부평깡통야시장에는 이러한 다문화 음식을 파는 판매대가 많다. 필리핀,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출신의 결혼 이주민들이 만든 각국 전통 음식이 이 시장에 큰 관심거리 중 하나다. 특히, 필리핀식 롤 안에 바나나를 넣어 튀긴 ‘바나나 룸피아’, 고기와 야채를 쌀 반죽으로 감싸 튀긴 베트남식 전평 ‘짜요’, 닭과 새우가 들어간 인도네시아 볶음 국수 ‘미고랭’ 등 우리나라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음식들이 야시장을 꽉 매우고 있다. 가격 또한 1000원에서 3000원 사이라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끌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렇게 부평시장야시장이 들어서기까지는 기존 상인들의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야시장이 열리기까지 모든 것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었다. 기존 상인들이 야시장이 상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반대한 것이다. 하지만 부산시가 상인들을 하나하나 설득시켰고, 결국은 상인들이 사회적 약자인 야시장 입주 상인들에게 한국의 정을 보여준 것이다.

   
   
▲ 먹거리 외에도 외국 전통 액세서리를 팔거나 초상화를 그려주는 상인도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현경)

기존 부평시장에서 몇 년간 정육점을 운영 중인 김종열 씨는 요즘 자정까지 몰려드는 손님들로 얼굴에는 웃음꽃이 핀다. 김 씨는 “밤이 되면 야시장 판매대가 없는 다른 구역 상인들이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부산시 전통시장 지원 팀장 박동석 씨는 이번에 참가하지 않은 다른 부평시장 상인들도 자기 점포 앞에도 야시장을 개설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야시장 운영 희망자도 줄을 서고 있다고 말했다.

부평상설야시장은 부산 도시철도 자갈치역 3번 출구에 내려 큰길을 따라 400m가량 올라가면 만나볼 수 있으며,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운영된다. 야시장 판매대는 기존 부평시장 2구간 상가 중간에 일렬로 설치되어 있으며, 다양한 먹거리와 살거리 등으로 관광객과 손님들의 입과 눈을 즐겁게 한다. 한편 부산시 관계자는 이러한 사랑과 관심에 힘입어 부산시가 내년에 5억 원을 추가 투입해 부평깡통야시장의 규모를 더욱 키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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