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에 불안한 미래....비정규직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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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에 불안한 미래....비정규직의 한숨
  • 취재기자 윤예슬
  • 승인 2013.12.0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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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취업 성공해도 언제 잘릴지 몰라 걱정 태산

우리 사회에서 취업난이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니다. 대졸 신입사원 채용 경쟁률은 치열해져만 가고, 소위 스펙이라 불리는 취업의 조건은 날로 까다로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당당히 취업에 성공한다면, 누구나 기쁘고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취업하고도 한 숨 쉬는 20대들을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부산대학교 영화예술학과를 졸업하자마자 취업에 성공한 조모(26) 씨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문화예술 분야에 취업했다. 하지만 그녀는 취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에 한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취업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기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비정규직이라는 게 뭔지 알겠더라. 결국 미래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고, 그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또, 동아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탁희수(24) 씨도 비정규직에 대한 설움을 겪고 있다. 그녀는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바로 소속감을 느끼기 힘들다는 것이다. 입사 초기, 다른 정규직 사원들은 사원증이 바로바로 나오더라. 그런데 나는 사원증을 받는데, 무려 6개월이 걸렸다. 이 회사의 일원이 맞긴 한 건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4년 내 비싼 등록금 내가며 이렇게 일하려고 공부한 게 아닌데 싶은 생각도 들고, 심각하게 진로를 다시 고민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우리 사회에 조 씨와 탁 씨처럼 대학을 졸업하고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대졸 비정규직자'는 무수히 많다. 올해 8월 말,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현재 대졸 이상 학력의 비정규직 수는 188만 9000명으로 2004년 첫 조사 시기의 147만 5000명에 비해 41만 4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해 비정규직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편, 낮은 봉급으로 인해 한 숨 짓는 사회 초년생들도 있다. 부산에서 대학을 나와 서울에 취직한 정미경(26) 씨는 한 달에 고작 105만원을 번다. 부모님 그늘에서 벗어나 집세부터 생활비까지 모두 감당하기에는 턱 없이 적은 월급에 힘들어하는 그녀는 "타 지역에 와서 생활하다보니 집세며 생활비며 모든 것을 내가 감당해야 한다. 월급이 그리 넉넉지 않아서 모든 것을 다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취업하면 부모님한테 효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취업하고 나서도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있는 처지다. 속상하다"라고 말했다.

또, 졸업 후, 취업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김유진(25) 씨도 적은 월급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 그녀가 한 달에 버는 돈은 고작 98만원. 그녀는 대학 때 학자금 대출한 것을 갚느라 기본적인 생활 유지가 잘 안 되는 처지라며, "취업하면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사회인처럼 꾸미고 다닐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대출금 갚기에도 빠듯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렇듯, 높은 취업 문턱을 넘고도, 그 기쁨을 채 다 맛보기도 전에 한 숨 짓는 20대 젊은이들이 많다. 비정규직, 적은 월급, 그로 인한 진로 고민까지, 다양한 이유로 취업한 젊은이들은 힘들어 하고 있다.

김유진 씨는 꼭 이 말을 덧붙이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독립적으로 생활하지 않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젊은이들을 요즘에는 캥거루족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을 보고 몇몇 사람들은 부모한테 의존하는 철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나를 비롯해서 취업을 하고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20대들을 보면, 우리들이 어찌할 수 없는 부분들이 참 많다. 사회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힘들어하는 모든 청년들이 무엇보다 자신감 하나는 잃지 않고 밝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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