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차명 계좌에 숨겨둔 4조 5000억 원, 세금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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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차명 계좌에 숨겨둔 4조 5000억 원, 세금은 어떻게?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10.3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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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유권 해석 전면 재검토 방침 "차명계좌 재산, 차등 과세 대상 " / 정인혜 기자
차명계좌 과세와 관련해 논란에 휩싸인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사진은 건강했을 당시의 모습(사진: 더팩트 제공).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1000여 개의 불법 차명 계좌를 통해 은닉한 4조 5000억 원에 대해 세금을 추가로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실시된 삼성 특검에서 임직원 명의의 차명 계좌를 통해 재산을 숨겨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삼성은 차명 재산을 실명으로 전환하고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밝혔지만, 세금 납부는커녕 계좌 실명 전환도 이뤄지지 않았다.

30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인용해 이 회장이 금융실명제의 실명 확인 의무를 위반해 금감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계좌가 모두 1021개였다고 밝혔다.

이 중 20개 계좌는 금융실명제 전에 개설된 것이었으며, 나머지 1001개는 금융실명제 실시 뒤 개설된 차명 계좌라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1021개 차명 계좌를 금융기관별로 보면 은행 계좌가 64개, 증권 계좌가 957개였다. 은행 계좌에서는 우리은행 계좌가 53개로 가장 많았고, 증권 계좌에서는 삼성증권이 756개였다고 한다.

이들 계좌가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차명 계좌’이기 때문이다. 차명 계좌는 계좌 개설·거래 때 본인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비실명계좌다. 서류상 명의인과 실제 소유주가 다르다는 뜻이다. 1960년대에는 예금 증진 목적으로 차명 계좌 이용이 가능했지만, 탈세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을 제정, 금융 거래는 반드시 실명으로 하도록 했다.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비실명자산은 이자·배당소득에 90%의 세율로 소득세를 과세하도록 규정했다. 금융실명제 실시 전 비실명 자산에 대해선 이자·배당소득에 90%의 소득세 차등 과세뿐 아니라 금융실명제 실시일 당시 가액의 50%를 과징금으로 매긴다.

그러나 이 회장은 차명 계좌를 실명으로 전환하지 않았고, 돈을 그대로 찾아가면서 차명 계좌에 부과되는 세금도 납부하지 않았다. JTBC에 따르면, 당시 금융위원회는 차명 계좌도 누군가의 주민등록표상 명의로 된 계좌이기 때문에 금융실명제법상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는 이 같은 유권 해석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이 회장이 납부해야 할 세금은 1000억 원에 달한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금융위 관계자는 “특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차명 계좌의 경우, 실명이더라도 비실명 계좌로 간주하고 금융실명제법 5조에 따라 발생한 이자와 배당 소득에 대해 90%의 세율이 적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차명계좌를 이용해 재산을 은닉,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다수 네티즌들은 이 회장을 비판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사진: 네이트 캡처).

네티즌들의 반응은 차갑다. 한 네티즌은 “이러니까 재벌이 국민들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재벌이 구속되면 통쾌하게 생각하는 것”이라며 “온갖 불법으로 재산 빼돌리고 상속에만 눈멀어 있는 기업이 어떻게 국민들의 꾸준한 지지를 받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이런 사람이 우리나라 최고 부자라니”, “있는 사람이 더 한다”, “우리은행 취업 비리에 비자금 관리까지 난리 났네”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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