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친박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탈당 권유’에 나서 논란이 된 가운데, 한국당 부대변인단이 한국당이 친박 의원들에게 내린 탈당 권유를 지지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한국당 부대변인단 52명은 29일 오전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성명을 발표하며 “지난 20일 당 윤리위원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탈당 권유를 의결한 것은 당원들의 절절한 염원을 받드는 최소한의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과 서·최 의원의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 이에 서 의원은 반발하며 성완종 전 의원과 관련된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대변인단은 윤리위 징계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며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서·최 의원의 행태도 비난했다. 이들은 “두 의원이 원로 정객다운 의연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은 채, 반발하고 있는 모습은 당원과 국민들에게 두 번 실망을 안겨드리는 추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서 의원에 대해선 “자신의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음모적인 공작과 협박도 서슴지 않는 구태 정치에 대한 미련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모습에 분노에 앞서 측은한 마음이 들 뿐”이라며 “이런 모습이야말로 퇴출의 정당성만 더 부각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부대변인단은 “한국당은 암 덩어리 제거 수술을 하는 중”이라며 “수술의 아픔이 두려워 환부를 도려내지 않는다면 ‘건강한 우파 자유민주주의’를 재건하여 정권을 다시 되찾아 오는 일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선공후사의 마음으로 혁신위와 윤리위의 결정을 적극 지지해주길, 당원과 국민의 이름으로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대표와 서 의원 간 말싸움도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홍 대표는 지난 28일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 "서 의원과 정치를 같이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자신이 연루된 '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서 의원이 "녹취록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서 의원에게) 해볼 테면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고도 했다. 홍 대표는 "8선이나 되신 분이 새까만 후배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협박이나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 측은 "홍 대표는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함부로 이야기하는 탁월한 기술자 아니냐"고 했다. 서 의원 측은 "곧 진실이 밝혀질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친박 지우기를 둘러싼 한국당 내홍에 국민들은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직장인 김금자(38) 씨는 “권력만 생각하고 적폐로 배불리는 국회의원들은 필요 없다”며 “사실 한국당의 탈당 조치는 명분도 없고 의리도 없는 결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탈당을 시키든 뭘 하든 간에 홍 대표 녹취록은 공개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한 네티즌은 “박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을 인정하지도 않고 반성조차 하지 않는 마당에 이들을 억지로 쫓아낸들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대국민 사과하고 당시 구 집권 여당으로서 통렬한 반성을 해야 친박의 탈당이 의미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