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부산은행 빈대인 신임 행장 "고객 신뢰 바탕 삼아 '100년 은행'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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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부산은행 빈대인 신임 행장 "고객 신뢰 바탕 삼아 '100년 은행' 만들겠다"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10.2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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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 토대로 미래 전략 마련에 박차..."지역에 뿌리 두면서도 글로벌 금융으로 키울 터" / 대담 강동수 편집국장

경영 공백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BNK 금융그룹 부산은행이 재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지난달 취임한 빈대인 신임 은행장이 있다. 최근 부산은행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빈 행장은 혁신 비전 선포식을 갖고 '백년 은행'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경성대학교 법학과를 졸업, 1988년 부산은행 광안동지점에 입행해 북부 영업본부 본부장, 신금융사업본부 부행장 등을 거쳐 행장까지 올랐다. 지난 4월부터는 은행장 직무대행으로 부산은행을 이끌어온 끝에 지난 달 제12대 행장으로 취임했다. 

5개월여 간의 경영 공백 사태 끝에 취임한 빈 행장은 다양한 과제를 떠안았다. 빈 행장은 조직 안정화와 고객 신뢰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특히 부산 지역민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방점을 뒀다. 27일 본지 강동수 편집국장과 대담을 가진 빈 행장은 인터뷰 내내 “고객들께서 보내주신 애정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보내주신 애정을 기반 삼아 글로벌 은행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래는 빈대인 은행장과 강 편집국장의 일문일답.

제12대 BNK 부산은행 빈대인 행장이 27일 시빅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 취재기자 정인혜).

-부산은행장에 취임한지 1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바쁜 시간을 보냈을 텐데 우선 근황부터 좀 알려 주시죠.

취임한 지 한 달 남짓 됐는데, 경영 공백 기간이 길어진 탓에 많이 이것 저것 바빴던 게 사실입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고객들이 보여주신 애정 덕분에 생각보다는 빨리 경영 공백 상태가 회복된 것 같군요. 고객들을 더 잘모셔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습니다.

-최근 부산은행이 창립 50주년을 맞았지 않습니까. 빈 행장께서는 기념식에서 ‘100년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밝혔는데, 신임 행장으로서 부산은행의 장기 발전을 위해 갖고 있는 복안이 있으면 소개해 주십시오. 

지난 50년간 해왔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군요. 첫 번째는, 부산은행이 지방은행인 만큼 철저하게 지역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중간하게 지역적인 자세를 취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지방에 있는 은행이 아니라, “부산하면 부산은행”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지방의 특색을 충분히 살린 은행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부산 지역민에게 철저한 ‘우리 은행’으로 다가가겠다는 각오입니다.

두 번째는, 모든 금융 상품과 은행의 시스템이 글로벌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방 은행이지만, 상품은 세계 그 어느 금융기관에 못지 않는 글로벌한 상품을 내놓으려고 합니다. 규모가 큰 은행, 본점이 수도권에 있는 은행들보다 더 빨리, 더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두 가지 길이 부산은행의 향후 100년을 이끌어 갈 대책이라고 봅니다.

-빈 행장은 부산은행에서 30년 가까이 일하면서 경영혁신팀, 인사부장, 일선 지점장과 본부장, 미래채널 본부 담당 부행장 등 차근차근 다양한 경력을 쌓아 왔습니다. 말하자면 뱅커로서 잔뼈가 굵어온 셈인데, 뱅커로서의 개인적인 철학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은행업은 신용을 공유하는 곳이지요. 돈을 매개로 하는 사업이지만, 결국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30년 동안 부산은행에서 일하면서 제가 느낀 것은 결국은 은행업도 사람과의 관계라는 것입니다. 그 기본은 신뢰 관계가 얼마나 탄탄한지에 달려 있다고 하겠지요. 특히나 금융업에서는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굴곡이 있어도, 신뢰가 바탕이 되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신뢰 관계가 바탕에 깔려있지 않으면, 고객과의 관계도 오래가지 못하는 법이지요. 진심을 기반으로 한 신뢰 관계를 가장 중요하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뢰 경영’이 저의 경영 철학입니다.

-최근 부산은행이 경영 지도부의 공백 상태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까. 부산시민들의 걱정도 있었고요. 그렇게 보면 시민의 신뢰를 얻고 조직을 안정화하는 일이 빈 행장이 떠맡은 첫번째 과제일 것 같군요.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제 과제는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과 조직을 안정화하는 것, 이 두 가지입니다.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조직을 안정화하는 일이지요. 제도적으로는 ‘뉴 부산뱅크’를 타이틀로 하는 경영 핵심 TFT(태스크포스 팀)를 구성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지난 50년 간 누적됐던 잘못된 관행, 비리 등을 뿌리 뽑는 게 첫번째 목표라 하겠습니다.

조직을 안정화하려면 직원들과 소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 50주년 행사에서 전 직원들과 함께 맥주 한 잔하는 호프 데이 행사도 가졌지요. 직원들과 진솔하게 소통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그런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물론 이런 행사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이렇게 진심으로 다가가다 보면 조직의 안정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지요. 직원들과 소통하고, 서로 화합하는 부산은행을 만들 생각입니다.

-빈 행장의 프로필을 살펴 보니 미래채널 담당 부행장을 거친 것이 눈에 띕니다. 디지털 금융에 일가견을 가진 전문가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디지털, 혹은 IT와 관련해 미래를 선도하는 금융기관으로서 부산은행을 육성하는데 중점 추진할 시책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디지털 금융 정책의 일환으로 은행 내에 IT통합센터를 새로 구축했습니다. BNK금융그룹은 은행, 증권 등 총 여덟 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데, 각 회사들에 흩어져 있는 전산 정보가 어마어마합니다. IT통합센터가 출범하면서 각 회사들의 전산 정보를 한데 모아 계열사 간의 통합을 이룰 수 있게 했습니다. 안전성 확보에도 중점을 뒀지요. 자연 재해라든지, 전쟁이라든지 사고가 생기면 은행에서는 전산을 분리하고 이원화합니다. 제1전산에 문제가 생기면 제2전산을 가동할 수 있도록 복구 시스템, 예비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지요. 이런 것들을 한 데 모아서 일원화했습니다.

또 다른 것은 외부 IT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IBM 금융산업 전 전무를 미래채널본부장으로 영입하기도 했지요. 외부 전문가들이 부산은행 디지털 금융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 써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객들이 장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채널을 공고히 하려고 합니다. 은행 창구, 인터넷 뱅킹, 스마트 뱅킹, ATM 등의 모든 채널을 통합해 고객이 어디에서 이용해도 은행의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빅데이터 시스템을 갖추는 게 미래 은행의 기반을 닦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부산에 대기업 본사가 드문 현실에서 부산은행은 그동안 지역사회에 나름대로 공헌을 해왔습니다. 사회 봉사나 문화예술 발전에도 후원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역 사회와의 상생, 시민과의 유대 강화를 위한 계획이 있으면 소개해 주시지요.

최근 부산은행에서 좋지 않은 소식이 지역 사회에 많이 나갔지요. 이 때문에 취임하면서도 지역 주민들에게 외면을 당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우려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 직원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지역민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부산은행은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지요. 세부적인 내용은 논의 중이지만, 지금보다도 더 체계적으로 좀 더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할 생각입니다.

빈대인 부산은행장(오른쪽)이 27일 오전 부산은행 본점 은행장접견실에서 시빅뉴스 강동수 편집국장과 대담을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인혜).

-빈 은행장은 경성대학교 법학과 출신이신데, 경성대 동문이나 재학생들에게 자랑스러운 선배이자 롤 모델로 꼽히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부인도 경성대 동문이시라지요? 부인과의 러브스토리도 좋고, 학창 시절에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이번 기회에 들려 주십시오.

경성대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젊었을 적엔 이끌어 주는 선배가 없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했지만, 대신 '내가 좋은 선배가 되자’는 생각을 하곤 했지요. 결국 이게 내 성장 동력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학창 시절 법학과에 재학하면서 경학재라는 고시 공부반을 만들었지요. 거기서 함께 공부했던 선배, 동기, 후배들이 지금 각 언론사와 금융계, 공무원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런 경학재를 만들었다는 것과 자랑스러운 그 사람들과 함께 공부했다는 것이 지금도 뿌듯한 기억입니다. 아내와도 캠퍼스 커플로 만나 결혼했는데, (학창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랄까 잘한 일은 아내를 만난 것입니다. (웃음).

-아시다시피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선배 세대로서 후배 세대에게 미래를 개척하는 자세에 대한 조언도 마지막으로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진정한 실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실된 나의 가치를 얼마나 높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했으면 좋겠어요. 요즘 학생들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짧은 목표보다는 길게 보고 진정한 실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당장 면접에 낙방했다고 낙담할 것 없습니다. 표면에 나타난 몇몇 난관에 부딪혀 낙담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요. 단편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내 실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리/ 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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