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 이어 ‘노틴에이저’ 카페 등장에 역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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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 이어 ‘노틴에이저’ 카페 등장에 역차별 논란
  • 취재기자 임소정
  • 승인 2017.10.2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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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소들, 일부 청소년 소란에 출입 금지 조치..“조용히 차마실 권리 존중” vs “정당한 권리 빼앗긴 듯 불쾌” / 임소정 기자

영유아 출입을 금지한 노키즈 존에 이어 청소년들의 출입마저 금지하는 노틴에이저 존 접객 업소가 등장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 동래구역 부근 한 프랜차이즈 카페. 이 카페는 얼마 전 입구에 '중고교 학생들의 매장 방문을 거부합니다'라는 공지문을 붙였다. 평소 교복을 입은 중고교 학생들이 방과 후 우르르 몰려와 시끌벅적하게 떠들면서 카페 분위기를 망치는 일이 잦아 일반 손님들의 불만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카페의 종업원 김모(25) 씨는 "카페는 조용하게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하거나 사색하는 곳인데, 학생들이 떼를 지어 몰려오면 손님들이 눈살을 찌푸리기 마련"이라면서 "차를 마시다 급히 자리를 뜨는 손님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영유아 출입을 금지한 노키즈 존에 이어 청소년들의 출입마저 금지하는 노틴에이저 존 업소가 등장했다. 사진은 노틴에이저 방침을 알리는 한 업소의 안내판(사진: 취재기자 임소정).

이 노틴에이저 존의 업소의 최대 무기는 다른 가게에서 보기 어려웠던 조용한 분위기와 차분함이다. 개인의 시간과 공간을 방해하는 사람을 차단하자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편안하고 아늑한 상태를 추구한다는 덴마크식 라이프 이른바 휘게 라이프(hygge life)를 즐기는 손님들에게 인기가 있다.

청소년들의 출입을 막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례한 언행을 일삼지 않는 선량한 청소년의 출입마저 막는 것은 차별이라는 것이다. 대구 청소년수련시설협회장 최원제 씨는 "노틴에이저 존은 청소년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의 문제이자 그들에게 즐길 공간을 제공하는 데 인색한 우리 사회의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고교생 김홍의(17, 부산 동래구 명륜동) 양은 지난달 12일 노틴에이저 존 카페에서 출입을 거부당하자 화가 났다.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 들어가려는 찰나 문 앞에서 중고교 학생들의 매장 방문을 거부한다는 공지문을 봤기 때문이다. 이에 김 양은 “소외된 것 같고 정당하게 누릴 권리를 박탈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손님들의 공간과 시간을 쾌적하게 누릴 권리를 위해 노틴에이저 존을 실행한 것 아닌가. 우리 같은 선량한 청소년의 권리는 무시당한 것"라고 속상해했다.

노틴에이저 존을 반대한다는 대학생 김경민(24) 씨는 “소통은 하지 않고 자꾸 배제하려는 것을 보면 혐오를 부추기는 것 같다. 행동에 제재를 가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는 없을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긍정적인 여론이 많은 노키즈 존과 달리 노틴에이저 존은 너무 심하지 않으냐는 부정적인 여론이 앞서고 있다. 그러나 부산 동래구역점 한 카페 관계자는 당분간 노틴에이저 존을 철회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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