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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괜찮아!" 소리 지르며 영화 보는 '응원 관람' 열풍

기사승인 2017.10.30  0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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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이들, 영화관서 야광봉 흔들며 야구장처럼 주인공 응원...“스트레스 확 풀려요” / 박지현 기자

최근 대학생 김서영(23, 부산 진구) 씨는 친구와 함께 부산 서면에 있는 한 영화관을 찾았다. 김 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영화 표를 산 후 상영관에 들어가 착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됐다. 그런데 영화 속 갈등 구조가 극적으로 전개되던 즈음, 갑자기 주위의 관객들이 콘서트에서나 볼 수 있는 야광 응원봉을 주섬주섬 꺼내더니 스크린을 향해 마구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더우기 너나없이 “할 수 있어!” 하고 소리치며 영화 속 주인공들을 응원했다.

함께 간 친구로부터 “놀라지 마라”라는 사전 귀띔을 받았는데도 김 씨는 깜짝 놀랐다. 조용하게 관람하면서 영화 속으로 몰입하는 문화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마치 프로야구장에서처럼 이 영화관에서는 관객들과 영화 속 주인공들이 함께 고함지르고, 외치고, 흥분했던 것. 김 씨는 “처음엔 놀랐는데 엉겁결에 덩달아 나도 소리치다 보니 영화 속으로 나 자신이 빠져드는 기분이 들었다”면서 “한 편의 영화를 보고나서 이처럼 스트레스를 확 푼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영화관에 ‘응원 상영’이란 새로운 관람 문화가 등장했다. 말 그대로 스포츠 경기장처럼 영화를 보면서 소리 내고 응원하면서 보는 관람 문화다. 이는 대개 특정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이 모여 직접 극장을 대관한 뒤 이러한 모습으로 관람한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팬들은 응원봉이나 영화 속 소품을 들고 와서 영화 속 명대사나 명장면이 나올 때는 등장인물을 따라 한다든지, 주인공이 어떠한 행동을 보이면 “안돼”, “괜찮아”와 같은 그 상황에 어울리는 말로 마치 영화 속 주인공과 대화하듯 몰입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 9월 말, 영화 <스파이더맨: 홈 커밍>을 좋아하는 팬들이 주도해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었던 응원 상영에 참가한 한 네티즌은 영화의 절정을 팬들과 같이 소리 내 반응할 수 있어 좋았다며 “영화를 일방적으로 관람만 하는 게 아니라 마주 보고 소통하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런 응원 관람 문화는 얼마전 국내에서 재상영된 1975년 개봉작 <록키 호러 픽쳐 쇼(THE ROCKY HORROR PICTURE SHOW)>가 효시. 리처드 오브라이언의 기괴한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인데, 40여 년 전 개봉 당시엔 흥행에 참패했다. 하지만 곧 소수의 영화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으로 재상영을 거듭해 지금은 극장 상영 기간이 가장 긴 영화로 기록된 영화다.

<록키 호러 픽쳐 쇼> 포스터(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당시 젊은이들은 <록키 호러 픽쳐 쇼>를 여러 번 반복해 보면서 영화 속 등장하는 실제 주인공들의 행동을 모방하기도 했고, 영화를 보다가 실제 영화 속 장면을 흉내 내거나 영화 소품들을 영화관으로 가져오기도 했다. 예를 들어 결혼식 장면에서는 쌀을 뿌리는 등 여태 영화관에선 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관람 자세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영화관에선 흔히 볼 수 없었던 관람 문화가 오늘날 우리나라 영화 팬덤(fandom)에게 새로운 문화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검은 사제들>, <스파이더맨: 홈 커밍>, <스타트렉 비욘드>란 영화가 비상업적 형태로 응원 상영을 열었고, 특히 <스타트렉 비욘드>는 전국 각지에서 응원 상영을 열 정도였다.

<스파이더맨 홈 커밍> 응원 상영 모습(사진: SNS 캡처)
<스파이더맨 홈 커밍> 응원봉(사진: SNS 캡처)

한편 일본에서는 아예 응원 상영을 목적으로, 인터랙티브(Interactive)방식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프리즘 바이 프리티리듬>도 나왔다.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 최초로 영화 속 주인공과 관객이 직접 대화를 나누며 스토리가 진행되는 독특한 연출로 약 21주간 상영해 국내에서 개봉된 일본 애니메이션 중 최장기 상영 기간을 기록한 바 있다. 이 영화의 후속작 <킹 오브 프리즘 프라이드 더 히어로>는 현재 전국 메가박스에서 응원 상영과 일반 상영으로 나눠 상영 중이다.

영화 <킹 오브 프리즘 프라이드 더 히어로>를 응원 상영으로 자주 관람한다는 하모(22, 서울 동대문구) 씨는 “처음에는 이런 관람 문화도 다 있나 싶었는데, 한두 번 보다 보니 중독 돼서 자꾸만 응원 상영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회차를 찾게 된다”며 하루에도 몇 번이고 영화관을 찾는다고 말했다.

하현주 씨가 응원 상영으로 관람한 영화 관람 표들(사진: 하현주 씨 제공)

영화 팬들은 지금도 SNS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새로운 문화인 응원 상영으로 관람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취재기자 박지현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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