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유명 한식당 대표가 이웃 주민인 가수 최시원 씨의 개에 물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반려견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발 맞춰 정부는 내년 3월부터 개의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은 반려견 소유주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개파라치’ 제도를 시행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3일 반려견 관리 소홀에 대한 주인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반려견 안전 관리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반려견 관리 소홀로 인한 인명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으니, 반려견에 대한 안전 관리를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 대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반려동물과 함께 외출 시 공공장소에서 목줄, 입마개를 하지 않은 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 기준도 상향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는 사람에게 위협적이지 않은 개는 타인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맹견일 경우에만 입마개 착용이 의무로 규정돼 있다. 이를 어기는 견주는 1차 5만 원, 2차 7만 원, 3차 1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한다. 상향 개정된 시행령에 따르면, 1차 20만 원, 2차 30만 원, 3차 50만 원으로 기존의 4배가 넘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나아가, 현행 최대 50만 원 이하로 규정된 처벌 수위도 높이는 방향의 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또 내년 3월부터 반려견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신고 포상금 제도를 시행한다. 개 주인이 납부하는 과태료의 40% 수준을 받을 수 있다.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기 위한 세부 기준도 곧 마련할 예정이다.
목줄 뿐만 아니라 입마개도 의무적으로 씌워야 하는 맹견의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해당 맹견에는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 등을 포함한다. 또, 반려견이 사람을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한 경우, 형법상 일반 규정에 따라 처벌하는 현행 방식에서 앞으로는 동물보호법에 따라 강화된 처벌 규정을 마련하고 적용할 계획이다.
‘개파라치’ 시행 소식에 국민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중견 ‘몽구’를 4년째 키우고 있는 견주 성하연(25, 서울 관악구) 씨는 “강화된 반려견 관리 대책이 빨리 시행됐으면 좋겠다”며 “목줄을 하지 않는 견주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 씨는 “몽구는 우리 가족이라 어디서 손가락질당하는 것이 싫어 바깥에서는 더 조심한다”며 “일부 무개념 견주들이 다른 선량한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준다”고 토로했다.
한 네티즌은 “개파라치 법은 빨리 나왔어야 했다”며 “제일 듣기 싫은 소리가 ‘저희 개는 안 물어요’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3월이 아닌 당장 시행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개파라치 제도를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며 “작은 개도 패혈증을 옮길 수 있으니 모든 개가 입마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편, 우송대 애완동물학부 이형석 교수는 동아일보를 통해 “사람을 무는 개의 행동은 일종의 범죄인 교화처럼 전문가로부터 교정을 받아야 한다”며 “과태료 부과와 함께 교정 교육 이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