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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택시업계 지원책 도입에 "지방선거 앞둔 선심 행정 아니냐" 눈흘김

기사승인 2017.10.23  06: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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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부터 택시환승할인제·희망키움사업 시행..."대중교통 아닌데 세금으로 재정 지원할 근거 없다" 주장 / 손은주 기자

이달 30일부터 부산시가 '택시환승할인제’와 ‘희망키움사업’을 도입하기로 하자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고용 확대와 대중교통 활성화를 명분으로 전국 최초로 도입된 두 제도를 놓고 지방 선거를 앞둔 선심 행정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버스, 지하철을 포함해 택시도 환승이 가능해졌다(사진: 취재기자 손은주).

택시 환승 할인은 연말까지 석 달 동안 시범 운영된다. 이 제도는 대중교통인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한 후 택시를 타는 승객에게 기본요금 3300원에서 500원을 할인해주는 제도다. 연간 1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손실 금액은 부산시가 직접 택시업계에 보전해준다. 단, 시범 운영기간 동안은 캐시비, 마이비 등 선불카드 사용자에 한해서만 할인이 적용된다. 나중엔  후불체크·신용카드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전면 시행할 방침이다.

부산시가 이처럼 환승 할인에 나선 것은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부담을 줄여 주는 한편, 승객 감소로 한숨을 쉬는 택시업계를 지원하겠다는 이유다.

부산시는 이와 함께 법인택시 기사들의 수입을 보전하는 희망키움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하루 10시간 이상 일해도 월수입이 150만 원에 불과한 법인택시 기사들의 처우를 조금이라도 개선하자는 것. 그래서 법인택시에 한해, 신규 기사와 10년 이상 근속하면서 직전 1년간 사고와 법규 위반이 없는 모범 기사 2000명에게 월 5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택시 기사 김준남(56) 씨는 “법인 소속이라고 해도 개인적으로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아서, 손에 들쥐는 돈은 얼마 안 된다”며 희망키움사업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하지만 부산 시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전국에서 부산만 실시된 택시 요금 인상에 이어 택시업계를 세금으로 돕는 정책이 연달아 발표되자 달갑지 않은 눈치다. 손승희(21, 부산 동래구) 씨는 “부산만 기본 요금이 올랐다”며, “환승 할인을 시행하고 있다지만 대중교통과 택시를 한꺼번에 이용하는 경우가 별로 없어 그다지 할인받는 느낌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보경(46, 부산 남구 대연동) 씨는 “부산시가 택시 요금 인상에 이어 세금 지원 등 모든 부담을 서민들에게 돌리고 있다. 법인택시 지원은 시가 할 일이 아니다. 기사 처우 개선은 해당 회사가 책임져야 하는 게 아니냐”라며 의아해 했다. 서민 가계에는 주름살만 더해지는 셈이라는 것. 

나아가 부산시가 내놓은 제도의 법적 근거가 취약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부산시는 택시환승제도의 법적 근거로 ‘부산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의 재정지원 등에 관한 조례 제2조 - 대중교통 수단간 환승 할인제’를, 희망키움사업의 근거로는 '부산시 택시운송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각각 들고 있다. 하지만 부산방송 KNN에 따르면, 전진영(국민의당) 부산시 의원의 의견은 달랐다.

전 의원은 제263회 부산시의회 임시회 시정 질문에서 “두 사업은 재정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조차 없는 위법적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희망키움사업의 경우, 조례가 명시하고 있는 재정 지원이 가능한 6가지 사업에 택시 운전자에 대한 수당 지급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했다. 전 의원은 이어 "택시는 법적으로 대중교통 수단이 아니기 때문에 택시 환승 제도에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는 조례상 근거가 없다"고 꼬집었다.

대중교통이 아닌 공공 교통 택시, 심지어 민간 기업인 법인택시를 시가 직접 지원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도 부산시는 대중교통 활성화를 명분으로 택시 지원책을 제시했다. 전 의원은 “개인이 운영하는 법인에 혈세를 지원하면서 사회적 합의 없이 밀어붙이는 느낌”이라며, “버스중앙차로제(BRT) 사업으로 도심 일부 구간이 혼잡해지면서, 수입이 줄어든 택시업계 불만이 거세지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달래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있다”고 덧붙였다. 

택시 기사 이재봉(48) 씨는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키는 게 우선이다. 대중교통은 시에서 관리 해주고 도로 차선(버스전용도로)도 시에서 다 만들어 주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택시 지원책이 마을버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택시 환승 할인으로 마을버스와 고객 쟁탈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특히, 법적으로 대중교통이 아닌 특정 택시 업계에만 예산을 지원할 경우, 복지의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 부산에서 택시 기사들의 월 평균 수입은 150만 원 안팎으로, 마을버스 기사 250만 원, 시내버스 기사 340만 원에 비해 턱없이 적다"며, "대중교통과 연계해 택시 이용을 활성화하면 택시업계의 어려움을 덜고 교통 서비스 질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에 이어 인천시도 택시와 대중교통 간 환승 할인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할인 금액은 시 재원으로 보전해주는 형태가 우선 검토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환승 실태 조사와 타당성 검토, 환승 방식 등에 대한 기초 조사를 연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 환승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후 2019년에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취재기자 손은주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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