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서 전자발찌 끊고 도주한 탈북자 체포, 은신처에 구명조끼 오리발 준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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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서 전자발찌 끊고 도주한 탈북자 체포, 은신처에 구명조끼 오리발 준비 왜?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10.2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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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일만 인천서 검거, 경찰서 "아내 보고 싶어 돌아가려했다" 진술 / 정인혜 기자
지난 8월 정신병원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탈북자 유태준 씨가 19일 인천에서 검거됐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지난 8월 전자 발찌를 끊고 정신병원에서 탈출했던 탈북자 유태준(48) 씨가 잠적 78일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특히 그의 방에서 오리발과 구명조끼, 수경이 발견되는 등 다시 북한으로 넘어가려한 정황도 포착됐다. 

전라남도 나주경찰서는 지난 19일 브리핑을 열어 탈북자 유태준(48) 씨를 인천시 남동구에서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 씨는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후 인천으로 넘어갔으며, 경기도와 인천에서 건설 현장 일용직으로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갔다고 한다. 서해를 통해 북한으로 넘어가려고 월미도 등을 답사했으며, 휴대전화로 입북 관련 내용을 수차례 검색한 사실도 확인됐다.

그의 방에서는 건설 현장 노동과는 무관해 보이는 구명조끼, 오리발, 물안경 등의 물건이 다수 발견됐다. 이에 헤엄을 쳐서 북으로 가려고 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유 씨는 두 차례 탈북 전력에다 이복동생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쳐 징역 3년과 치료감호 10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직장인 노모(41, 부산시 동래구) 씨는 “몇 번씩이나 탈북했다가 다시 돌아가려고 마음먹은 데는 그만한 방법이 있었던 것 아니겠냐”며 “망상에서 비롯된 치기인지, 아니면 헤엄쳐서 북한으로 넘어갈 수 있을 만큼 우리나라 안보가 엉망인지, 아니면 이를 도와주는 업체가 있는지 조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 씨는 월북을 계획한 이유에 대해 ‘아내를 만나기 위해서’라고 진술했다. 경찰 측은 “유 씨가 도주 동기에 대해 ‘북한에 있는 아내가 보고 싶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며 “사전에 계획한 것이 아닌 우발적 행위였다고 주장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경찰은 유 씨의 주장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우발적인 도주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경찰 관계자는 “유 씨는 우발적인 도주라고 주장하지만, 사전에 통장에서 100만 원을 인출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며 “국보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한 뒤 정확한 도주 경로와 방법, 조력자 유무 등을 수사하겠다”고 중앙일보에 밝혔다.

경찰은 유 씨의 진술에 대한 진위를 확인하는 한편 도주 후 행적에 대한 추가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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