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는 고구려 후예" K-MOOC 발해사 무료 수강하세요...경성대 한규철 교수, 발해사 온라인 강좌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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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는 고구려 후예" K-MOOC 발해사 무료 수강하세요...경성대 한규철 교수, 발해사 온라인 강좌 개설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10.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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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대 K-MOOC 접속하면 중국 역사 도발 맞설 발해사 지식 습득…"한반도 정세 발해사 이해로 진단 가능" / 정인혜 기자
대한민국 발해 역사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경성대학교 한규철 명예 교수(사진: 취재기자 정인혜).

발해 역사 분야의 대한민국 권위자로서 국내외 왕성한 활동을 이어온 경성대학교 문과대학 한규철 명예 교수. 그는 교육자이자, 역사학자로서 국사편찬위원회 제17대 위원,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 고구려발해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발해사 권위자로 우뚝섰다. 발해사에 대한 국내 첫 박사 학위 논문도 한 교수가 펴냈다.

한 교수가 발해사의 진실을 알리고 일반인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나섰다. 바로 K-MOOC 강의다. K-MOOC는 교육부 주관으로 온라인에서 여러 대학의 대표적 강의를 누구나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공개 강좌 서비스.

한 교수는 현재 부산 경남지역 K-MOOC 담당 대학인 경성대학교에서 ‘발해 제국의 역사와 문화’라는 제목의 온라인 강의를 진행 중이다. 발해사와 문화에 대해 심층적으로 고찰하고, 오늘날 우리 국제 정세를 조명하는 게 강좌의 학습 목표. 공식 사이트(www.kmooc.kr)에서 수강 신청만 하면 13강으로 구성된 동영상 강좌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발해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한 교수는 발해사 없이는 우리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발해를 '명백한 우리 역사'라고 강조한 그는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발해사의 전개 과정과 문화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한 교수는 ‘역사 안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발해 역사에 대한 관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한 우리 역사라는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며 “현대 영토를 지키는 '영토 안보'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역사를 수호하는 '역사 안보'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와 미래에 대처하는 지혜를 얻기 위해서라도 발해사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해의 역사를 잘 조명하면 현재와 미래의 외교적 방향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 남북 분단 상황에서 펼처지고 있는 최근 국내외 정세가 당시 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그 당시 대외 관계가 오늘날과 비슷하다”며 “발해사를 이해함으로써 오늘날 동아시아와 남북 분단 시대를 사는 우리가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발해사 연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17일 경성대학교 한규철 명예 교수가 시빅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인혜).

국내에서 발해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역사가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유적이 러시아, 중국, 북한에 걸쳐 있어 연구 자료를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 중국이 발해사를 자국의 지방 정권으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 사업 등 역사 왜곡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발해사 연구는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은 녹록치 않다. 대학 시절 발해사를 전공하겠다는 한 교수의 말에 지도 교수가 직접 나서서 말릴 정도였다고. 

한 교수는 이 같은 어려움에도 발해사 연구를 시작한 이유를 그의 성장 배경에서 찾았다. 한국 전쟁 통에 태어난 한 교수는 독립 운동가였던 외삼촌, 전쟁 중에 사망한 세 형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결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교수는 “공고를 나와서 사학과에 간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어머니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며 “결과적으로는 무모하게 발해 연구에 뛰어든 게 발해사 관련 사료를 새롭게 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눈앞의 현실보다는 꿈에 배팅한 한 교수의 베짱이 그를 탄생시킨 셈이다.

한 교수가 발해사 연구에서 가장 많은 공을 들인 분야는 ‘말갈(靺鞨)’이었다. 한국 교과서는 발해의 지배층이 고구려인, 피지배층은 말갈인이라는 식으로 발해사를 조명한다. 이렇듯 국내에서는 발해 건국 세력이 고구려 유민이라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한 교수는 이 같은 시각에 갇혀 있는 것이 고구려 고지에 세워진 발해사의 계기적 인식을 방해한다고 봤다.

한 교수는 말갈 및 그의 조상으로 알려진 ‘숙신’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이를 발해사 연구의 기초로 삼았다. 그는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말갈은 타칭의 비칭(卑稱)이고, 흑수말갈을 제외한 말갈로 불리는 이들이 대부분 고구려인이었다고 주장했다. 교과서적 접근에서 한발 나아가 더욱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한 것.

생애 전반에 걸친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한 교수는 발해가 고구려의 후신이라고 단언했다. 발해가 ‘황제국’을 자칭했던 발해제국이었고, 발해왕이 일본에 보낸 국서에서 ‘고구려 국왕’임을 자처한 것이 이에 대한 증거라는 것. 결정적으로 발해인 스스로가 고구려의 후손이라고 여겼던 문헌 등이 발해가 한국사라는 논리를 뒷받침한다는 주장도 폈다.

현재 정년으로 은퇴한 한 교수는 관련 저서를 집필 하는 등 발해사 연구 결과 집대성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발해에 대한 그의 애정은 은퇴 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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