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이모저모]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궂은 날씨 뚫고 개막식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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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이모저모]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궂은 날씨 뚫고 개막식 성황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10.1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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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부터 예매 창구에 영화팬 장사진...김동호·강수연 씨, 검은 정장으로 레드카핏 서서 내빈들 영접 / 정인혜 기자

올해로 스물두 살을 맞은 영화인들의 축제 부산국제영화제가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1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21일까지 진행된다.

이날 축제무대인 영화의전당 일대는 아침 일찍부터 내린 비로 다소 쌀쌀했다. 기온도 15도로 뚝 떨어져 거리의 옷차림도 사뭇 두꺼워졌지만, 영화제를 향한 관심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화의전당으로 향하는 거리는 이른 아침부터 영화제를 찾는 취재진으로 북적거렸다. 중국, 일본은 물론 이란 취재진도 영화제를 찾았다.

정오를 훌쩍 넘긴 시간에도 빗방울은 그칠 줄 몰랐다. 하지만 궂은 날씨가 무색할 만큼 영화의전당은 영화팬들로 붐볐다. 티켓 부스 앞은 영화표를 예매하려는 시민들이 장사진을 쳤다. 대학생 한주영(25) 씨는 “표가 곧 매진될 것 같아 예매하러 아침부터 왔다”며 “영화제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마음껏 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영화의전당에 마련된 신성일 회고전에서 한 중년 남성이 전시된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사진: 영상기자 성민선).

영화의 전당 일원 곳곳에 마련된 전시회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20세기 한국 영화사의 대표 인물인 배우 신성일을 주인공으로 한 한국영화회고전이 인기를 끌었다. 중장년 남성들은 당시 추억을 반추하는 듯 신성일의 사진 앞에 멈춰 서서 물끄러미 사진을 감상했다. 행사장 앞에는 대형 영화 포스터들이 전시됐다. 교복 입은 여학생들은 들고 있던 우산도 내려놓고 포스터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레드카펫 행사를 30여 분 앞둔 오후 5시 30분. 갑자기 빗방울이 거세졌다. 영화제 자원봉사단의 손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커다란 종이 박스들이 줄지어 들어왔고, 자원봉사자들은 박스 안에서 꺼낸 우비를 영화제를 찾은 시민들에게 건넸다. “비 많이 옵니다. 우비 가져가세요.”

이날 빗방울이 거세지자 자원봉사자들은 영화제를 찾은 시민들에게 우비를 나눠줬다(사진: 영상기자 성민선).

레드카펫 객석을 가득 채운 400여 명의 관객들은 노란색, 파란색 우비를 입고 스타들을 기다렸다. 이윽고 게스트 차량이 하나둘 도착했다. 관객들은 차에서 내리는 게스트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검은색으로 드레스 코드를 맞춘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레드카펫에 서서 영화제를 찾는 손님을 일일이 맞았다.

유명 배우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아이돌 그룹 소속 연기자들이 등장할 때 환호는 극에 달했다. 팬들의 함성에 배우들은 연신 손을 흔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이 내빈을 맞고 있다(사진: 영상기자 성민선).

이날은 특히 일본에서 온 관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일본 유명 감독, 배우들이 다수 참석했기 때문일 터. 일본인 관광객 아마츠카 마리(22) 씨는 “일본에서도 못 본 아오이 유우를 한국에서 봤다”며 “유명한 한국 연예인들도 보고, 정말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본격적인 개막식이 시작됐다. 모든 내빈들과 관객들이 착석하자, 영화제 개막 영상이 상영됐다. 발레, 한국 무용 등 김용걸 댄스팀의 축하공연도 장관이었다. 올해 개막식 사회는 배우 장동건과 걸그룹 소녀시대 임윤아가 맡았다. 두 사람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개막식을 차분하게 끌고 갔다. 이날 개막식은 약 한 시간가량 진행된 후 개막작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 상영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다이빙벨> 사태로 큰 위기를 맞았던 부산국제영화제는 일단 개막식에서는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부터 매해 영화제를 찾는다는 언론인 최모 씨는 “지난해 분위기가 너무 냉랭해서 걱정했는데, 올해는 개막식이 순조롭게 치러진 것 같다”고 평했다. 

비 온 뒤 땅이 굳듯, 영화제는 한층 단단해진 모습으로 성공적인 신호탄을 쏴 올렸다. <다이빙벨>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부산국제영화제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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