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만남' 여고생, 에이즈 감염...추가 피해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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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만남' 여고생, 에이즈 감염...추가 피해 우려 확산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10.1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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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성 매수자 규명 사실상 실패... 보건 당국도 보균자 추적 못해 확산 가능성 / 신예진 기자
조건 만남을 통해 성관계를 해온 여고생이 에이즈에 걸렸지만, 누가, 어떻게 이를 옮겼는지 정확히 밝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조건 만남’을 통해 30~40대 남성들과 성관계를 해온 여고생이 에이즈에 감염됐지만, 여고생에게 에이즈를 옮긴 성 매수자들에 대한 추적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교육청은 여고생이 재학 중이던 고등학교가 이를 은폐한 것으로 보고 감사에 착수했다.

SBS에 따르면, A(16) 양은 지난해 8월 지인이 추천한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해 남성들과 조건 만남을 가지고 여러 남성들과 10여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이후 골반 통증, 복통을 앓다 산부인과에 내원해 에이즈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 이를 알게 된 A 양의 가족들은 지난 6월 3일 경찰에 "A 양에게 성매매를 강요해 에이즈에 걸리게 한 20대 남성을 처벌해 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수사 끝에 다른 사건으로 이미 수감 중인 주모(20) 씨를 성매매 알선 혐의로 지난달 11일 검찰에 송치했다. 주 씨는 지난해 8월, 중학생이던 A 양과 10명이 넘는 남성들이 성관계를 갖도록 알선했다. 주 씨는 성 매수자들로부터 성관계 한 차례에 화대 15만~20만 원 가량을 받아 A 양과 절반씩 나눠 가졌다고 한다.

경찰은 성매매 사건 수사와 동시에 A 양에게 에이즈를 옮긴 보균자 추적에도 나섰다. 하지만 성 매수자들에 대한 추적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성 매수자들에 대한 수사를 종결했다고 11일 밝혔다. A 양의 성매매 시점이 1년 이상 지나 증거 확보가 불가능했던 것. A 양의 신체에는 성 매수자의 DNA가 남아 있지 않았고, 문제의 채팅 앱은 서버를 해외에 둬 추적이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A 양이 정말로 ‘성매매’를 통해 감염됐는지, 그렇다면 누구에게 감염됐는지 등의 여부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게 됐다.

보건 당국도 역학 조사로는 추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건 당국은 "A 양에게 에이즈를 옮긴 남성이나, A 양으로부터 에이즈가 옮았을 것으로 보이는 남성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보건 당국은 수사기관과 달라서 역학 조사에 한계가 있고, 주로 보균자의 건강관리  위주의 업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 양이 재학 중이던 B 고등학교는 은폐 의혹에 휩싸였다. A 양이 지난 5월 에이즈 양성 판정을 받자 재학 중이던 고등학교에 이를 알리고 자퇴 신청을 했지만, B 고교는 경찰과 교육청에 즉시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 경기도교육청은 11일 B 고교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고 한국일보는 보도했다. 현행법상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 인지하면 곧바로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B 고교는 지난달 29일 뒤늦게 관할 교육청에 보고했다.

에이즈 보균자인 성 매수자들에 대한 추적이 어려운 것으로 밝혀지자, 인터넷에는 충격에 빠진 네티즌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15세 미성년자와 돈 주고 성관계해 에이즈에 걸린 남자들은 자업자득”이라며 “만약 배우자가 있으면 죄 없는 아내는...”이라고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역학조사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저 여학생과 관계 후 에이즈에 노출된 남성이 있다면, 그 남성이 다른 여자와의 관계에서 에이즈를 전염시킬 확률이 엄청나다”며 “시간이 지나면 더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고의적으로 퍼트리는 남성이나 여성이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성매수 남성이 자기 부인이나 여자 친구와 관계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생 김유정 씨는 “도대체 중학생이랑 (성관계)하는 남자들은 무슨 생각인지”라며 “중학생이면 미성년자인 줄 뻔히 알 텐데, 그러면 안 된다고 타이르지는 못할망정 성매수라니”라고 비판했다. 김 씨는 “에이즈 보균자는 과연 본인이 문제의 그 남자라는 것을 알까?”라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이 밖에도 “지금도 어디선가 보균자는 에이즈를 퍼뜨리고 다니겠지”, “이제 겨우 열다섯인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려고...”, “최근에 미성년자와 성매매했던 남자들 떨고 있을 듯”, “성매매와 관련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어떻게든 확산을 막아야 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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