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암살 지시요"...모형 권총 해프닝, "장난치곤 지나쳐" 비난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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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암살 지시요"...모형 권총 해프닝, "장난치곤 지나쳐" 비난 폭주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09.2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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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하철 통로서 비비탄 발견...철원 총기사고가 북 소행이라는 쪽지까지 / 신예진 기자
광주 지하철 1호선 양동시장역에서 모형 권총과, 간첩을 사칭해 작성한 듯한 쪽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일반 권총 이미지(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광주의 한 지하철역에 ‘김정은의 암살 지시’라는 내용의 쪽지와 모형 권총이 발견됐다.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고, 네티즌들은 이를 누군가의 장난으로 보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 28일 밤 10시 40분께 한 시민이 광주 지하철 1호선 양동시장역 내부 통로에서 종이상자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문제의 종이상자에는 총기 한 자루와 쪽지 한 장이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해당 권총이 가스 압력으로 비비탄을 발사하는 모의 권총임을 확인했다. 현장에 놓인 쪽지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요. 철원 총기 저격을 폭로하려는 김철주 동무를 제거하시오. 조선 노동당"이라고 적혀 있었다.

소동을 일으킨 범인은 최근 발생했던 철원 총기 사고 문제와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한 북의 소행이라는 주장에 힘을 더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형 권총뿐만 아니라 범인이 남긴 쪽지에도 허점이 가득해 장난으로 치부되는 분위기다. 먼저 쪽지에 적힌 ‘조선 노동당’을 보면, 두음법칙이 적용돼있다. 북한의 경우, 한글에 두음법칙을 적용하지 않아 ‘노’ 대신 ‘로’로 표현한다. 때문에 조선 노동당이 아닌 ‘조선 로동당’이 된다.

사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기가 차고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행위의 주체와 실행의 주체, 발신자의 주체까지 출처가 분명한 것으로 보아 요즘 간첩이 저작권 개념을 제대로 알고있는 듯”이라며 “한국인이 읽기 쉽게 두음법칙까지 적용한 정말 친절한 간첩”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재밌긴 하다만 곧 경찰에 잡혀가겠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네티즌도 “전 세계가 북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지금 이런 장난을 치고 싶을까?”라며 “설마 나이 먹은 어른이 저러진 않았겠지. 제발 철딱서니 없는 초등학생 짓이라고 믿고 싶다”는 댓글을 남겼다. 해당 댓글은 100개가 넘는 공감 댓글을 이끌어 냈다.

대학생 박진주 씨는 ‘북한 암살 논란’에 한 가지 의문을 던졌다. 박 씨는 “이번 사건은 은근히 지역 감정을 조장한다”며 “왜 꼭 광주에 북한 관련 해프닝이 벌어졌어야만 했나”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 아이의 장난이 아닌 누군가 의도하고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들도 박 씨와 비슷한 의견을 내며 "장난으로 봐주기엔 도가 지나치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 네티즌은 "북한과 전라도를 연결 짓는 사람들이 지긋지긋하다"며 “광주청은 꼭 범인을 잡아서 관련 법률에 의거해 제대로 처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경찰은 장난으로 인한 해프닝으로 보고, 지하철역 CCTV 영상과 지문 흔적 등을 분석해 모의 총기와 쪽지를 두고 간 사람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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