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세계시민상' 수상 경사, 정치권은 '침묵'…네티즌 "언론 장악 주장은 허상"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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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세계시민상' 수상 경사, 정치권은 '침묵'…네티즌 "언론 장악 주장은 허상" 비판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09.2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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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쇠 일관한 野, 자유한국당은 뜬금없는 '문재인 패싱' 주장 / 신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아틀란틱 카운슬 2017 세계시민상을 수상했다. 한국인으로는 문 대통령이 처음 수상했다(사진: 청와대 제공).

유엔 총회를 위해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아틀란틱카운슬이 주관하는 '2017 세계시민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국내 정치권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이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오후 미국 뉴욕 인트레피드 해양항공우주박물관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로부터 대서양협의회 세계시민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검은 턱시도에 검은 나비 넥타이를 매고 한복을 입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주관처 아틀란틱카운슬은 미국의 싱크탱크 그룹으로 문 대통령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인권 변호사로서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왔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여 한반도 긴장 완화와 역내 안전에 노력하고 있다는 점 등을 평가해 이 상을 수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수상 연설을 통해 수상의 영광을 국민들에게 돌렸다. 문 대통령은 “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우리 국민들의 성취가 내가 오늘 우리 국민을 대표해 세계시민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이 상을 지난 겨울 내내 추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대한민국 국민들께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 국민들은 '민주공화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명제를 전 세계 시민들에게 보여줬고, 이를 통해 대통령이 된 나에게는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해주었다”며 “대한민국의 촛불 시민들이야말로 노벨평화상을 받아도 될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수상 소식에 국민들은 뿌듯함을 내비쳤다. 직장인 권유희 씨는 “지난 겨울 추위를 무릅쓰고 촛불을 들었던 내가 자랑스럽다”며 “듣고도 보고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스캔들로 바닥을 쳤던 한국 국격이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이 주관하는 세계시민상은 지난 2010년부터 ‘세계 시민 의식 구현과 민주주의 발전 등에 기여한 인사’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세계시민상 수상자는 문 대통령 외에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중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랑랑으로 선정됐다. 역대 세계시민상 수상자에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아웅산 수지, 아베 신조 등이 있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시민상을 받은 문 대통령의 소식에도 정치권은 잠잠하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만 20일 논평을 통해 “세계시민상 수상은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받는 것”이라며 수상 소식을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혜련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을 통해 “국정 농단으로 국가가 수렁에 빠졌을 때 우리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유린당한 민주주의를 다시 세웠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성숙한 시민 의식과 높은 민주주의 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세계 시민 의식 구현과 민주주의 발전 등에 기여한 공을 치하하는 상의 취지에 대한민국 국민보다 더 걸맞은 수상자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자랑스러운 소식에도 침묵을 유지하는 정치권에 네티즌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대통령이 수상 소감으로 상은 촛불 시민과 국민들에게 바친다고 했는데 정작 국내는 조용하다”며 “정당도 그렇고 언론도 왜 언급이 없는지 모르겠다. 수상 소식이 배 아픈가”라고 꼬집었다. 

다른 네티즌은 “수상 소식에 연설 모습을 보려고 유튜브를 직접 찾아봤다”며 “우리나라 대통령 수상 모습을 왜 외국 사이트를 통해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문재인 정권의 언론 장악이 허상으로 판명됐다”며 “만약 정말로 언론을 장악했으면 종일 문 대통령 세계시민상 수상으로 도배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 대통령을 언급했다. 수상 소식이 아닌 ‘문재인 패싱’에 관한 것. 홍 대표는 문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 당시 미국 측 환영객이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방문 당시, 군악대까지 초청한 예를 들며 문 대통령이 미국에서 푸대접을 받았다는 주장을 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홍 대표가 외교 의례를 착각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국빈 방문이나 실무 방문이 아닌 유엔 총회 참석은 다르다는 것. 국민일보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에도 유엔 총회에 참석한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미국 정부가 실무자나 영접객을 보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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