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1일 취임사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과 관련한 공시 확대를 강조했다. 공시는 사업 내용이나 재무 상황, 영업 실적 등 기업의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 관계자에게 알리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최 원장이 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과 관련한 공시 확대’는 사회 책임 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로서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인권ㆍ환경ㆍ노동ㆍ지역사회 공헌도 등 다양한 사회적 성과를 잣대로 기업에 투자하는 금융 활동을 가리킨다.
최 원장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선 '지나친 경영 개입’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한국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공시의 근거가 되는 자본시장법은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범위 내에서 기업 정보의 공시를 요구하고 있는데, 저출산 대응 노력과 노사 관계 등은 투자자 보호나 투자 정보, 투명 경영, 기업 경영의 본질 등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들도 최 원장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직장인 강모(34, 부산시 금정구) 씨는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강요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강 씨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해야 할 활동이 의무화되면, 각 기업이 서로 비교 대상이 되고, 상대적으로 사회 공헌 활동이 적은 기업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국회의원(부산 북구강서구갑)은 상장법인의 사업보고서에 사회 공헌 활동 내용을 추가하는 내용의 ‘자본 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당시 전 의원은 "상장법인의 사업보고서에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 내용, 윤리 경영, 직원에 대한 복리 후생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정보를 기재해 기업의 투명성 및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법안 발의 취지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